분류없음2009.10.18 15:57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영어제목은 Sleeping Beauty. 숲은 언급이 없다. 그러나 원래 불어 제목은 La Belle au Bois dormant. 번역하면 역시 우리말 제목 그대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 하지만 언제였던가 샤를 페로 동화집 원어판을 헌책 시장에서 샀을 때 나는 그 제목을 읽고 놀랐다. 나는 그때까지는 '잠자는'과 '숲속의'가 모두 '미녀'를 수식한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러나 불어제목에서 '잠자는'은 '숲'을 수식하지 '미녀'를 수식하지 않는다. 그때 비로소 나는 어렸을 때 읽었던 그 동화의 줄거리가 생각이 났다. 잠든 것은 미녀만이 아니라 숲 전체였다는 것을.
Posted by 벡터한조각
분류없음2009.10.18 14:36
오늘 저녁 극장에서 Where the wild things are 을 보았다. 나는 전날밤 굉장히 격정적이고 폭력적인 꿈을 꾸었지만 일어난지 몇 분 안에 그 꿈의 내용을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꿈을 꾸는 동안 느꼈던 감정들은 고스란히 떠올릴 수 있다. 그건 내가 어렸을 때를 떠올릴 때 내 몸이 먼저 느끼는 감정과 다르지 않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털들이 곤두서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마치 다른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영화 속 맥스의 감정의 기복은 내가 꾼 꿈처럼 질풍노도와도 같았다.

영화의 끝 무렵 맥스의 어머니의 얼굴은 괴물 중 하나인 캐롤의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 '아, 아마도 이 괴물들은 부모의 제각기 다른 면들의 상징이었을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맥스에 대한 캐롤의 맹목적인 기대감과 틈틈이 나타나는 폭력성이 특히 그랬다. 나는 언젠가 내가 아주 싫어하던 일과 무척이나 좋아하던 일이 사실은 너무나도 닮았다는 것을 발견한 후 그 싫어하던 일을 조금은 더 즐길 수 있게 된 적이 있다. 맥스가 섬을 떠나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것도 자신이 도망쳤던 어머니와 괴물들의 본질이 결국 동일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짧고 단순한 이야기의 매력은 그 애매함에 있다. 내일쯤이면 나는 이 영화를 전혀 다르게 읽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Watched <Where the wild things are> in a half-empty theatre. Watching it was like peeking into someone else's dream. At the end of the movie the face of Max's mother looked like Caroll's (one of the monsters). Then I thought that maybe these monsters were the symbols of different facets of parents - especially Caroll's blind expectation toward Max and his occasional burst of violence.
Posted by 벡터한조각